'캐피탈맨' 박춘원 전북은행장, '주담대맨' 되나…기업대출 부진 여전
박 행장 취임 후 주담대 28.4% 급증…기업대출 1.8% 증가 그쳐
위험가중치 높은 캐피탈식 투자전략, 순이익 하락세에서 리스크↑
시중은행 기업대출 영업망 앞에 박 행장 네트워크도 '무용지물' 되나
JB금융지주가 올해 1월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전북은행장으로 파격 인선했지만 반년 간 성적표를 보면 여타 행장들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JB우리캐피탈 대표 시절 성과를 거둔 비부동산 중심 기업금융 전략을 통한 체질 개선을 기대했지만 기존 시중은행들이 하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주의 성장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질 개선 대신 '주담대' 확대...실적 하락 여전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올해 2분기 가계대출이 8조8927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253억원) 대비 15.1% 증가했다. 이 중 주담대는 2조4613억원에서 3조4646억원으로 40.8%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0조2832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538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박 행장이 경영을 시작한 올해 1분기부터 따져봐도 '주담대 위주 성장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말 전북은행의 기업대출은 10조1028억원, 가계대출은 7조9857억원, 주담대는 2조6973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대출은 약 1.8%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가계대출은 11.4%, 주담대는 28.4% 증가했다. 원화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담대 비중은 14.4%에서 17.5%로 반년 만에 3.1%포인트 늘었다.
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위험가중자산(RWA)를 기업대출과 유가증권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자산군에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캐피탈에서 검증된 비부동산 중심 기업금융 전략을 전북은행에도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취지였다. 시중은행 대비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이 차별화된 수익원을 확보하려면 주담대 등 담보 위주의 관행적 영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깔린 전략을 내세운 것이지만 최근 행보는 여전히 시중은행의 성장 공식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실적 하락을 막지 못했다. 전북은행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1194억원에서 935억원으로 21.7% 줄었고, 순이익도 920억원에서 735억원으로 20.1% 감소했다. 이 기간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1276억원에서 1533억원으로 20.2% 증가했는데, 1분기 명예퇴직금 약 119억원이라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비용 증가세가 뚜렷하다.
건전성도 악화 추세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1.12%에서 올해 6월 1.34%로, 연체율은 1.46%에서 1.69%로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51%에서 1.80%, 가계대출도 1.49%에서 1.70%로 같이 올랐다. 부실채권(NPL) 규모가 2127억원에서 2716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신용손상(Stage 3)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1318억원에서 1811억원으로 37%가량 커졌다.
수익성 지표 하락도 이어졌다. 2024년 상반기 전북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74%,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9%, 순자산이익률(ROA)는 0.88%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각각 2.69%, 7.54%, 0.59%까지 떨어졌다. 가계 중 주택자금대출은 1조3497억원에서 3조687억원으로 127.4% 팽창해 자산 포트폴리오 자체가 가계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나마 전북은행의 자회사인 캄보디아법인 PPC뱅크이 실적을 일부 방어했다. 전북은행 별도 순익은 2024년 상반기 9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35억원으로 25.0% 감소했지만, 연결 순익은 같은 기간 1127억원에서 945억원으로 16.2%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PPC뱅크 순이익이 166억원에서 266억원으로 60% 증가한 덕분이다.
◆취임 일성과 다른 행보…"캐피탈 성공방정식, 어디로"
업계 안팎에선 투자 금융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난 박 행장조차도 전북은행에 캐피탈식 투자 전략을 이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투자와 기업금융(IB) 관련 자산은 위험가중치가 높아 늘릴수록 JB금융지주의 자본력을 더 빠르게 소진시킨다. 배당여력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보면, 전북은행은 올 2분기 15.65%지만 JB금융지주 전체로는 12.52%다.
JB금융지주는 CET1비율 목표치를 12~12.5% 중반대로 관리하고 있는데, 전북은행이 가중치가 높은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리면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주담대의 위험가중치는 20% 수준인 반면, 바젤III 기준 일반 주식 익스포저는 250%, 단기 차익 목적의 비상장주식이나 벤처캐피탈 등 투기적 비상장 지분은 400%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순이익 하향세를 겪고 있는 전북은행이 캐피탈식 투자 전략을 무리하게 적용할 경우 자본비율과 이익지표 모두 놓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은행 본업인 기업대출의 저조한 성과는 박 행장에게 뼈아프다. 캐피탈업계에서 쌓은 네트워크도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망에 뚜렷한 대항력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북은행 측은 톱데일리의 관련 질의에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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