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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 전체 뉴스> · Aug 21, 2026

롯데케미칼, '대산 1호' 승인에도…10조 빚에 신용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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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배 기자 2026-08-21 16:52 · 톱데일리

2월 산업부 이어 공정위 문턱도 통과…9월 HD현대와의 통합법인 출범
차입금 10.3조·순차입금비율 43.9%…신용도 하향 요건은 여전히 충족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1호 프로젝트인 충남 대산 사업재편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의 기업결합이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다음 달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게 됐다.

다만 구조조정의 첫발을 뗐을 뿐 롯데케미칼의 시름은 여전하다. 올 들어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핵심 기초화학의 수익성은 미미하고 차입금은 10조원을 넘어섰다.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재무 체력을 유지하며 신용도를 방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로 지목된다.

◆ 공정위 '5년간 가격·공급 제한' 아쉽지만…업계 심사 통과 '안도'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일 롯데케미칼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신청한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사전심사 신청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산업통상부의 사업재편 승인을 거쳐 약 9개월 만에 기업결합 심사까지 통과했다.

이번 사업재편은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통합법인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구조다. 양측이 보유한 대산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통합 운영하면서 일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폐쇄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분할 절차를 지난 6월 완료했으며, 통합법인은 오는 9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신설법인명은 ‘H&L어드밴스드(에이치앤엘 어드밴스드)’로 확정됐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무조건 승인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재편 당사자들은 합병을 위한 사전 절차를 무리 없이 마쳐 통합이 계획대로 이뤄진 데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국내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향후 5년간 가격·공급 등에 관한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통합 이후 경쟁사업자가 기존 4곳(한화, LG, 롯데, HD현대)에서 3곳(한화, LG, HD현대)으로 줄어드는 데다 생산능력과 판매량 기준으로도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은 향후 5년간 LDPE와 EVA의 국내 가격 변동률을 수출 가격 변동률을 기준으로 제한받는다. 기업결합 당시 생산하던 일정 제품군에 대해서는 국내 수요자의 요청 물량도 공급해야 한다. 가격·수량·원가·재고량 등 경쟁민감정보 공유와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간 임직원 겸임도 제한된다.

이러한 조건들에도 구조개편의 출발선에 섰다는 점에서 대산 1호는 다른 석유화학단지의 사업재편 논의에서도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HD현대 외에도 LG화학이 한화토탈과 재편을 추진 중이다. 여수에서는 여천NCC·DL케미칼·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LG화학·GS칼텍스가 각각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울산에선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S-OIL)이 재편을 협의 중이나 속도가 가장 더디다.

◆ 2Q 1101억 흑자 중 기초화학 몫 '23억' 불과…수익 회복 속도 관건

롯데케미칼 입장에서 대산 1호의 승인과 통합법인 출범은 구조조정의 끝이 아닌 시작에 가깝다. 대산 설비 통합을 계기로 생산 효율화와 원가 절감, 재무 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수익 개선과 재무구조 회복으로 연결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864억원, 영업이익 110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 달성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상반기 매출은 10조67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8% 늘었고, 영업이익은 1836억원으로 작년 3771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의 핵심인 기초화학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46.6%, 전분기보다 14.2% 각각 증가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23억원에 그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1년 전 2161억원 손실 대비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1분기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점에 비춰서는 수익성이 악화했다. 정기보수와 원료가격 변동에 따른 래깅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 부문과 롯데정밀화학의 선방에 힘입어 전체 실적 개선엔 성공했다.

핵심 사업의 실적 회복이 뚜렷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재무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9조399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265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도 38%에서 43.9%로 상승했다. 2분기 영업이익 증가로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올 1분기 15.3배에서 2분기 8.9배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평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건(순차입금/EBITDA 5배 초과)을 충족하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이 실제 재무지표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1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하면서 자산 2조2147억원과 부채 2조1077억원을 신설법인 롯데대산석화로 넘겼다. 특히 이전 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 1조1721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2000억원, 장기차입금 2491억원 등 총 1조6212억원의 차입금이 대산 사업과 함께 이관됐다.

대산 사업 분할은 롯데케미칼 본체의 재무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별도 기준 차입금 및 사채는 지난해 말 4조505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4109억원으로 반년 새 1조941억원 줄었다. 대산 사업과 함께 약 1조6000억원의 금융부채가 롯데대산석화로 이관됐지만, 이관액만큼 차입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반기 중 신규 차입과 상환, 만기 재분류 등이 함께 이뤄진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 분할로 기초화학 부문 외형이 축소된 자리를 생산제품 믹스 최적화로 만회하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 금융기관 차입조건 유지와 일부 차입금 상환 유예, 시중은행 4곳이 보증한 1조100억원 규모 사채의 상환 유예 및 보증한도 유지 등 금융지원도 재무적 완충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구조조정과 함께 자산 매각과 투자 효율화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1708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첨단소재 부문의 건자재사업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자회사인 LC타이탄의 매각 역시 검토 중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연평균 설비투자(CAPEX)는 약 70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하고, 지분투자는 연간 1000억원 이하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사업재편을 통해 기초화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의 고부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투자 효율화와 현금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와 보수적인 재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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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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