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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의 Community First · Mar 26, 2026

인정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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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an · 종한의 Community First

2025년 10월, 뉴욕 MoMA

“받아쓰기 시험을 다 맞춘 사람은 손을 들어 보세요!” 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기 시작한 시절부터 스타트업 씬에 들어오기까지. 내 삶은 인정받기와의 싸움이었다. ‘인정받음‘은 나를 기쁘게도 우울하게도 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주기도, 보여주기식 노력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요즘은 이 굴레에서 자유롭고 싶다. 벗어나고 싶다기보단 내 컨트롤 안에 놓고 싶다.

초등학교 때 어른들과 선생님이 모범생이던 나에게 너무 많은 칭찬을 해준 것이 비극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코코넛 과육처럼 연약한 자아가 형성되던 시기에 ‘인정’이라는 약물에 중독되었다.

인정받는 행동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학생회장을 하고, 교실 맨 앞줄에 앉아 질문을 많이 하고, 연사특강이 있을 때면 이쁨받기 위해 소감문을 써서 이메일로 보내드렸다. 학교에 진학하거나, 새 직장에 들어가서 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 바뀔 때마다 늘 바짝 긴장했다. 얼른 칭찬받고 모범생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척 하느라 본질을 놓치고 헛삽만 뜬 세월도 길다.

그러나 모범생은 위기를 맞이한다. 중학교 모범생에겐 미적분이라는 위기를 맞고 쓰려져서 여전히 회복 못 했다. 좋은 고등학교 못 갔고 좋은 대학도 못갔다. 20대 중반의 스타트업 모범생은 본인이 가야할 길이 어쩌면 테크 스타트업이 아니라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무언가에 있을 수 있다고 이제 막 깨달았다. 그러나 주위의 준거 집단은 여전히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친구들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고 본인이 창업한 조직의 크기를 키우며 리더로서 성장하고 있다.

나는 이제 누구의 인정을 기대해야 하는가? 어떻게 자존감을 유지하며 삶을 즐길 수 있을까?

한편 나한테 돈이나 인맥, 시간이 많이 있다면 재지 않고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사업을 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언젠가 무조건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이유가 이 사람의 비즈니스 로직이 완벽히 이해되어서도 아니고, 완성형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고 있어서도 아니다. 묘한 매력을 느낀다. 망해도 같이 망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것은 나에게 영감과 울림을 준다. 이십 대 초반에는 시험 잘 보고 좋은 대학 다니는 사람들이 훌륭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은 좀 다르다. 내 신경을 쭈뼛 서게 만들 사람들은 세상 어딘가에 숨어 있다.

큰 노력 없이 인정받기 참 좋은 세상이다. 인스타그램에 뭔갈 열심히 하는 티를 조금만 내도 즉각 좋아요 보상이 온다. 폼나는 일만 해서 내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폼 안나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거 없는 시간들을 묵묵히 보내야 장기적으로 훌륭한 누군가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인정받는 것을 참아야 할까? 어릴 때부터 인정받는 것에 뇌가 절여진 내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10년간 노력한다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25년 11월 대장간 하우스에서 릴스를 찍다가..

올해 초 nextgen 분들이랑 있다가 ‘탑 콘텐츠’, ‘바텀 콘텐츠’ 라는 표현을 접하게 되었다. ?? 처음에는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물어보니 릴스를 기획할 때 영상의 목적이 깔대기의 위쪽(조회수 + 후킹)에 가깝냐, 깔대기의 아래쪽(팔로우 및 기타 전환)에 있느냐에 따라 콘텐츠를 그렇게 구분짓는다고 한다.

내가 ‘이 사람은 진짜다’라고 느끼게 되었던 것도 그들의 바텀 콘텐츠를 둘러본 후였다. 그들이 프레이머로 만든 웹사이트나, 오랫동안 쌓아온 블로그 글을 봤을 때.

서로 이름만 알고 연락도 안 하는 사이였는데 나에게 딱 맞는 제안을 주는 귀인들이 종종 나타난다. 내가 올린 조회수 몇 안되는 진지한 영상이나 블로그 글을 보고 있었다며.. 내가 누군가를 보며 느꼈던 “얘는 진짜야” 싶은 마음과 비슷한 결의 마음으로 연락주신 것 같다. 그런 기회를 늘리기 위해 바텀 콘텐츠(나는 아직 이 표현이 어색하고 웃기다)를 더 자주 발행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요즘 인스타에 겉멋든 사진들만 몇장씩 올리고 블로그 글을 안 썼다. 느좋남 되는 것도 좋은데 중요한 걸 놓치지 말자고.

굵은 글씨로 쓰니까 너무 비장하다.

  • 문제 상황: 관심과 인정이 내 제일 큰 동기부여인데 그게 장기적인 성장을 방해함

  • 알게된 것: 바텀 콘텐츠도 계속 올리다 보면 누군가가 봐주고 필요한 도움(+인정)을 준다.

  • 시도해볼 해결책: 바텀 콘텐츠를 리듬감 있게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스킬을 기르면서 더 니치한 내용을 더 담백하게 다룬다. 바텀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 것이 근미래에 매우 유용한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요즘 관심있고 학습하고 싶은 분야는 1) 영어로 소통하기, 2) 영화 만들기 (기획 및 촬영 편집 전반) 정도가 있겠다. 멋진 영상 작품들을 만들면서 1년 안에 영어로 진행하는 팟캐스트 채널에 섭외돼 큰 어려움 없이 신나는 대화를 나누는 게 목표이다.

궁금한 게 있다면 저한테 편한 마음으로 연락 주세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꿈과 희망,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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