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9~10월 중 현대무벡스 지분 약 4% 매각 예고‥956억 규모
2005년 현대유엔아이 최초 출자 후 지분 인연 지속, 잔여 물량 처분 관심
HMM(옛 현대상선)이 2016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10년 만에 현대무벡스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과거 얽힌 지분 연결 고리를 끊어내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상장 후 몸값을 키워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두게 됐다. 잔여 물량의 처분 시점과 기보유 현대그룹 계열사 지분 매각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MM은 전날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9월21일부터 10월20일까지 현대무벡스 보통주 400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발행주식 총수(1억1137만6039주)의 3.5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보고서 제출일 전 거래일(19일) 종가인 2만39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956억원 규모다.
보고서상 거래 목적은 ‘처분이익 실현 및 투자재원 확보’로 명시됐다. 블록딜 거래 대상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HMM의 현대무벡스 보유 지분율은 기존 13.01%(1448만8876주)에서 9.42%(1048만8876주)로 줄어든다.
현대그룹 계열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스크린도어, IT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토털 스마트 물류 솔루션 기업이다. 올해 반기 말 기준 현대무벡스 최대주주는 지분 48.9%를 쥐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다. HMM은 최대주주를 제외하면 유일한 5% 이상 주주로, 지분 변동 후에도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양사 지분 관계의 출발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7월1일 현대그룹은 IT서비스 기업 현대유엔아이를 설립했다. 자본금 22억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정은 회장(지분율 68.2%)과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9.1%) 등 오너일가 지분이 77.3%였고, 현대상선 보유 지분은 22.7%였다. 현대상선이 최초 출자한 금액은 5억원이다.
현대유엔아이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인적분할 등의 절차를 밟았고 지분 구도 역시 변화를 겪었다. 2010년 12월 현대상선의 현대유엔아이 지분율은 19.7%로 떨어졌다. 이듬해 현대유엔아이는 투자사업 영위를 위해 IT부문을 떼어내는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기존 현대유엔아이는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글로벌(존속회사)와 현대유엔아이(신설회사)로 2011년 8월1일부로 정식 출범했다. 해당 이벤트로 현대상선은 신설 현대유엔아이의 주식도 지분율대로 확보하게 됐다.
이후 현대상선은 두 회사의 지분을 더 늘리기도 했으나, 2014년 10월에는 현대글로벌 지분(24.8%) 전량을 매각해 332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반면 현대유엔아이의 경우 추가 출자에 나서 같은 해 말 보유 지분율을 27.3%(보통주 기준)까지 끌어 올렸다.
현대무벡스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생긴 것은 2017년이다. 현대무벡스는 현대유엔아이의 100% 출자로 2017년 7월11일 설립된 회사다. 곧바로 현대엘리베이터는 7월17일 이사회를 열고 물류자동화 시스템 사업부문을 현대무벡스에 영업 양도 방식으로 매각키로 결정했다. 해당 사업부가 독자적 경쟁력을 갖춘 만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취지였다. 앞선 2016년 7월 현대상선 경영권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가고, 당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때다. 그룹이 현대무벡스를 주식 시장에 상장하거나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하는 형태로 외형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현대유엔아이는 2018년 5월1일부로 100% 자회사 현대무벡스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현대무벡스로 바꿨다. 당해 말 현대무벡스의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현정은 회장(43.5%), 현대엘리베이터(30.5%), 현대상선(19.0%) 등으로 구성됐다.
이후 현대무벡스는 2021년 3월12일 NH스팩14호와의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기존 현대상선에서 사명을 변경한 HMM은 합병 신주를 배정받아 현대무벡스 지분 14.2%(1448만8876주)를 보유한 주요 주주 지위를 이어갔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5200원)으로 HMM의 현대무벡스 보유지분 평가액은 753억원 규모다.
HMM은 2017년 말 당시 현대유엔아이 지분 매각 절차를 밟기도 했다. 2016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만큼 자체적으로 IT 서비스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지분 인연을 계속 이어가면서 현대무벡스의 상장 수혜를 그대로 누리는 결과를 얻었다. 당초 매각을 추진했던 때보다 한층 높아진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차익 실현이 가능해진 셈이다.
한편 올해 반기 말 기준 HMM이 지분을 보유 중인 현대그룹 계열사는 현대무벡스(13.01%)와 현대경제연구원(4.32%) 두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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