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Amplifier

톱데일리 - 전체 뉴스> · Aug 20, 2026

'성과 입증' 숙제 남은 펩트론, 릴리 본계약 갈림길

0
Sign in to vote or save

최홍기 기자 2026-08-20 15:46 · 톱데일리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의 본계약 체결 갈림길 앞에 서있다. 일라이 릴리와 2년 가까이 기술평가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상업화로 이어지는 본계약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자체 파이프라인을 통한 기술 검증과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선 가운데 향후 사업화 성과가 주목된다.

null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과 릴리의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계약 '최대 24개월'의 평가기간이 종료 시점을 앞두고 있다. 양사는 2024년 10월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스마트데포를 적용하기 위한 공동연구 목적으로 비독점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계약기간은 평가 종료 시까지 약 14개월이었지만 지난해 말 최대 24개월로 정정됐다. 이에 따라 기술평가는 최대 올해 10월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릴리는 계약기간 중 30일 전 서면통지를 통해 계약을 종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미 펩트론 측에 지급한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반환받지 않는 조건이다.

약 2년에 걸쳐 기술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양사간 상업적 라이선스 계약으로의 전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술평가 계약은 본계약에 앞서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 등을 검증하는 단계인 만큼 평가기간이 길어졌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계약 체결 여부나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눈 여겨 볼 대목은 릴리가 스마트데포 이 외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릴리는 지난해 6월 스웨덴 카무루스와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FluidCrystal'을 활용한 인크레틴(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기반 치료제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개발·판매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최대 8억7000만달러로, 별도의 중간 한 자릿수 비율 로열티가 붙는 구조다.

올해 들어선 카무루스와의 협력 범위도 확대하는 모양새다. 릴리는 지난 6월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에 FluidCrystal을 적용하는 옵션을 행사하기도 했다. 

적용 후보물질 등이 모두 공개되지 않은 만큼 펩트론등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안심하긴 이르단 평가다. 실제 릴리가 펩트론과는 아직 기술평가 단계인 반면 카무루스는 이미 상업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마트데포 자체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작업도 중요해졌다. 여기서 스마트데포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한 미립구에 약물을 담아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하는 기술이다. 펩트론은 분무건조 방식에 초음파 노즐을 적용해 입자 균일성과 제조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만치료제에 적용할 경우 장기지속형 제형의 장점은 보다 뚜렷해진다. 현재 주 1회 투여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펩타이드 약물을 월 1회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면 연간 투여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투여 간격을 늘리면서도 초기 과다방출을 억제하고 한 달 동안 안정적인 혈중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약물 탑재량과 대량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재현성 역시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펩트론은 자체 후보물질 'PT403'을 통해 스마트데포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PT403은 세마글루타이드에 스마트데포를 적용한 장기지속형 비만·당뇨 치료제다.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지방식으로 비만을 유도한 쥐에서 PT403을 2주 및 3주 간격으로 투여한 결과 4주 시점 약 30%의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건강한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한 단회투여 연구에서는 기존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과 비교해 구토와 메스꺼움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체중감량 효과는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결과로, 사람을 대상으로 월 1회 투여했을 때 동일한 효능을 나타내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역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살펴본 초기 단계다. 향후 후속 임상에서 투여주기를 월 1회로 늘리면서 기존 치료제 수준의 효능과 안정적인 약물 방출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상태다.

펩트론은 재무적으로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펩트론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약 14억원, 영업손실은 약 7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를 합한 상반기 매출은 약 34억원, 영업손실 약 13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56억원, 영업손실 213억원에 이어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약 800억을 상회하는 오송 제2공장 투자까지 본격화되면 시설자금 집행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는 투여 간격을 늘리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실제 환자에서 안정적인 약물 방출과 효능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상업 생산 단계에서도 동일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플랫폼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톱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ad the original on topdaily.kr

Comments

Nothing yet. Say the first thing.

    Sign in to join the convers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