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적용 기반을 넓히며 거대언어모델(LLM) 산업별 실증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를 초기 수요처로 확보한 점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에서도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지원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추가 지원되는 만큼 경쟁사와의 파라미터 격차를 좁히고 에이전트 효율성을 잡는 게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거대언어모델(LLM) 'A.X K2'를 기반으로 제조, 국방, 바이오 등 산업별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산업 현장에서 모델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증 전략을 앞세워 범용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자체 통신 서비스와 기업 고객, 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AI 모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한 후 외부 산업으로 확산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제조 분야에서는 KG스틸과 자동차 부품업체 코넥을 실증 파트너로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KG스틸 당진공장 냉연 생산라인에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의 시범 모델을 투입한 뒤 실제 공정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검증(PoC)에 나설 계획이다.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서도 현장 실증을 추진한다. AI 적용을 통한 목표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의 원인과 대응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다. 과거 불량 사례와 공정 정보를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작업자에게 적절한 조치 방법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범용 AI를 산업별 지식과 작업 절차에 맞게 고도화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소비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접점도 확보하고 있다. 경량형 A.X K2는 에이닷(A.) 전화의 일정·할 일 추천과 에이닷 노트의 통화내용 요약 기능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그룹사인 SK하이닉스의 내부 문서 작성과 정보관리 업무에도 경량 모델이 적용됐다. 기업 업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에서는 뉴스레터 작성과 정보 수집·분석, 보고서 생성 등을 지원한다. 모델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다.
텍스트 중심의 기반 모델을 산업 현장에 맞게 확장하기 위한 파생 모델도 개발했다. 이미지와 문서를 함께 이해하는 비전언어모델은 영수증과 논문, 산업용 배관 이미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음성언어모델은 상담과 회의, 현장 음성을 인식하고 내용을 분석한다. 제조 현장에서는 텍스트뿐 아니라 설비 이미지와 작업자의 음성까지 함께 처리해야 하는 만큼 파생 모델이 산업 적용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 적용을 뒷받침하는 모델 성능도 끌어올렸다. 특히 수학 분야와 한국어에 특화돼있다. A.X K2는 미국 수학경시대회 문제를 활용한 'AIME 2026'에서 97.1%를 기록했다. 한국어 지식·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KMMLU-Pro' 점수는 80.5%였다. 통신 업무에서 AI 에이전트의 도구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τ²-Bench Telecom'에서는 98%를 기록했다. 수학과 한국어뿐 아니라 업무 수행 능력도 함께 강화했다.
모델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도 적용했다. A.X K2는 전체 688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했지만 토큰을 처리할 때는 필요한 330억개만 활성화했다. 복잡한 문제는 여러 단계에 걸쳐 답을 찾고 간단한 질문에는 빠르게 응답하는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정확도와 속도, 비용 사이의 균형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기업이 모델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A.X K2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하고 상업적 이용과 파생 모델 개발이 가능한 아파치 2.0 라이선스를 적용했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켜 산업별 모델을 만들거나 외부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내부 인프라에 직접 구축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서비스에 적용된 모델도 대부분 경량형인 만큼 초대형 기반 모델의 산업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상존한다. 독파모 3차 평가에서는 분석 정확도와 업무 처리시간, 추론비용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담당은 "A.X K2의 후속 모델을 조 단위 매개변수 규모로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GPU에 더해 자체 투자를 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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