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걸려서 잠이 들었는데, 한두 시간 만에 깨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시계를 확인하곤 ‘기상 시간까지 3시간 남았네’라며 계산을 마친 뒤, 다음 날 얼마나 피곤할지 생각하며 한숨을 쉰 적도. 실은 이는 심각한 만성 불면증을 겪었던 저자의 20대 시절 모습이다. 현재 네덜란드 수면의학센터에서 수면장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 ‘더 잘 자려던 노력’이 오히려 불면을 악화시킨다는 걸 깨달았다. ‘원시인 수면법’은 과거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 속에서 방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수면 교양서다. 책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완벽한 수면’의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수면 상식 중 상당수가 오랫동안 답습되어 온 통념일 뿐”이라며 “획일적인 기준에 자신의…
퇴계 이황(1501∼1570)의 둘째 부인 권씨에게는 지적장애가 있었다. 권씨는 건강 탓에 살림을 꾸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퇴계는 권씨를 타박하지 않았다. 직접 반찬거리 구입, 노비 관리 등 여러 집안일을 주관했다. 퇴계의 이런 태도엔 조선 시대 성리학의 인간관이 담겨 있었다. 성리학은 겉모습보다 내면을 중시했다. 성인군자가 되려면 외양보다는 마음과 덕을 닦아야 한다며 ‘수기치인(修己治人)’을 강조했다. 저자는 이런 인식이 있었기에 퇴계처럼 이름난 인물이 장애인과 혼인하는 일도 당시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봤다.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인 저자가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우리나라 장애사를 들여다본 교양서다. 저자는 원래 우리나라에선 몸의 다름을 결함으로 여기거나 배척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고 평가한다.…
아이가 “아빠가 어렸을 때는 날씨가 어땠어?”라고 물으면 ‘여름에도 이렇게 덥진 않아, 햇볕 아래서 놀 수도 있었다. 비가 이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몰아서 오진 않았다’라고 답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물음엔 말문이 막히기 마련. “지난 1만 년 동안 지속된 그 안정적인 기후를 뒤로하고”(‘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떠나온 인류를, 우린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어린 딸의 같은 물음이, 자신이 삶을 생각해 온 방식을 근본부터 흔들었다고 했다. 기후 변화는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삶 전체가 이미 온난화가 진행된 세상을 배경으로 이뤄졌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는 것. 영국의 생태 활동가이자 작가로, 기후 대안학교 ‘블랙마운틴스칼리지’의 설립자이기도 한 저자는 이 물음이 ‘기후…
● 죽고 싶은 사람, 살리고 싶은 사람 자살률이 23년째 OECD 1위인 한국. 저자는 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회적 실패로 규정한다. 핵심은 ‘신청주의’의 한계다. 스스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절박한 이들이 먼저 제도 밖으로 밀려난다. 일본의 정신장애인 보건복지 수첩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형 대안을 제안한다. 또한 자살 예방에 앞장선 사람들을 통해 공감과 연대가 사회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백종우 지음·마름모·1만3000원● 착한 판사, 나쁜 판사5년째 소년사건을 맡아온 부장판사의 에세이다. 저자는 기회를 줘도 더 큰 사건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며, 단호한 처분이 때로 ‘냉정한 선처’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본질은 ‘처벌의 강약’이 아니라 아이를…
“보잘것없는 하늘 없듯이/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모두모두 빛나는 별이다”(‘모두모두 빛나는 별이다’ 중) 산골 농부로 살며 맑고 소박한 시 세계를 펼쳐온 시인이 생명이 지닌 가치와 소중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동시집을 펴냈다. 시인은 “산골 다랑논마다/벼 자라는 소리”(‘소문’)를 들려주기도 하고 “마을을 지키는/큰 느티나무”(‘나는 그래’)의 너른 품을 노래하기도 한다.“우리 할머니는/산밭에 옥수수 익으면//팔 생각은 안하고/나누어 먹고 싶어/마음이 설렌대”(‘그게 보여’) 방학을 맞아 산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아이 ‘서로’와 시각 장애를 가진 서로의 엄마, 할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대화와 일상도 동시로 잔잔히 빚어졌다.“엄마를 보고는 쏜살같이 달려갑니다//“서로가 어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를 확인한다.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깊은 잠에 든 시간, 수면 중 깬 시간 등이 숫자로 정리돼 있다. 오늘의 수면 상태는 ‘관심 필요’. 손목에 찬 작은 기계는 심박수와 걸음 수, 운동량까지 몸 상태를 촘촘한 데이터로 환산해 보여준다. 건강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가장 빠른 길’로 출근하고, 주문이 많거나 별점이 높은 식당을 찾아 밥을 먹는 삶에 익숙하다. 타인이 매긴 점수와 순위, 알고리즘의 추천이 어느새 일상의 선택을 좌우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듀크대 사회학과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이처럼 삶 곳곳을 파고든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새로운 ‘사회적 위계’를 만들어 냈다고 본다. 데이터는 개인의 건강을 챙기거나 조금 더 맛있는…
어릴 적 해마다 여름이면 TV에서는 ‘납량 특집’이란 걸 많이 했다. 구미호와 저승사자, 도깨비 등 괴물과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인데, 무서운 걸 싫어하면서도 늘 끝까지 봤던 기억이 난다. 혼자는 엄두가 안 나 가족과 함께였지만. 사람의 심리는 참 묘하다. 무섭고 끔찍한데, 반대로 또 호기심이 생기는 마음은 뭘까. 영국 역사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사람들이 그토록 혐오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흥미를 느껴 끊임없이 만들어낸 ‘괴물’의 역사를 추적했다. 황소 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미노타우로스부터 늑대인간과 프랑켄슈타인, 좀비 등 다양한 괴물의 역사를 소개하며 인간의 ‘괴물 만들기’가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인종, 국가, 젠더 등에서 낯선 타자를 비인간화하는 도구로 쓰여 왔음을 지적한다. “1880년대에…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역사가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군주론’에서 “어떻게 사는가”(사실)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당위)를 구분함으로써 근대 정치철학의 초석을 닦았다. 이전까진 후자의 관점이 주류였고, 도덕성은 지배자가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냉혹한 정치·외교 현실을 직시하며 그에 맞는 통치술을 제시했다.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마키아벨리즘’은 오랫동안 유럽에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누군가는 그의 통찰에 지지를 보냈지만, 다른 누군가는 사악하다며 비판했다. 그런데 이 논쟁에 직접 뛰어든 군주가 있으니, 이른바 ‘대왕’이란 칭호가 붙는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1712∼1786)다.…
근대 이후로 사람들은 커다란 도시를 이루고 생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도시를 이루고 살 때 생기는 장점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으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을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시설을 더 크고 좋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시 사용자들에게도 이득이다. 그렇기에 우체국, 극장, 백화점, 상하수도 시설 등등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더 크고 좋게 만들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에 큰 도시가 유리하다는 뜻도 지닌다. 사업을 벌일 때 필요한 여러 물건을 구하기에도 편리하고, 사람을 고용하는 데도 인구 많은 도시가 편리하다. 이 말을 반대로 뒤집으면 도시는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구하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도 된다.…
중장년 헬스케어 브랜드 헬씨드가 JY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2026 소비자만족 브랜드 대상’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헬씨드는 연령과 생활 습관에 따른 건강 고민을 고려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 구성을 통해 성인과 중장년층을 위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헬씨드는 특히 성인과 중장년층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만사혈통’은 혈행, 혈압, 식후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등을 고려한 15중 복합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이다. 농축 액상과 캡슐을 결합한 이중 제형으로 구성해 하루 한 병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이 밖에도 ‘리얼타민 올인원 멀티팩’, ‘관절업 옵티 MSM 2000’ 등 성인의 영양과 관절 관리를…
오랜 시간이 걸려서 잠에 들었는데, 한두 시간 만에 깨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시계를 확인하곤 ‘기상 시간까지 3시간 남았네’라며 계산을 마친 뒤, 다음날 얼마나 피곤할지 생각하며 한숨을 쉰 적도.실은 이는 심각한 만성 불면증을 겪었던 저자의 20대 시절 모습이다. 현재 네덜란드 수면의학센터에서 수면장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 ‘더 잘 자려던 노력’이 오히려 불면을 악화시킨다는 걸 깨달았다. ‘원시인 수면법’은 과거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 속에서 방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수면 교양서다.책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완벽한 수면’의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수면 상식 중 상당수가 오랫동안 답습되어 온 통념일 뿐”이라며 “획일적인 기준에 자신의 수면을…
연세대학교 간호대학이 설립 120주년을 맞아 한국 근대 간호교육의 역사와 세계 각지에서 이어져 온 동문들의 활동을 담은 기념도서 ‘간호선교로 세계를 잇다-쉴즈가 시작한 연세간호 120년’을 발간했다. 연세간호의 역사는 1906년 세브란스병원 간호부양성소에서 시작됐다. 미국 북장로회 간호선교사로 1897년 조선에 온 에스더 루카스 쉴즈(Esther Lucas Shields)는 제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1906년 세브란스병원 간호원장 및 간호부양성소 초대 학교장으로 취임하며 국내 근대 간호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미국 필라델피아병원 출신인 쉴즈는 미국 선진 간호교육 체계를 도입해 1908년 한국 정규 간호원협회를 조직하고, 1910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어 1923년에는 대한간호협회의 모체가…
※영화 ‘오디세이’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61)는 영화 ‘오디세이’를 보며 네 번이나 울었다고 한다. 늙은 개 아르고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온 주인 오디세우스를 단번에 알아보고 숨을 거뒀을 때,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와 서로를 알아보면서도 복수를 위해 마음을 숨길 때, 구혼자 108명을 물리친 오디세우스가 지친 몸을 이끌고 페넬로페의 무릎에 누울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디세우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전우들을 만나러 서쪽으로 떠날 때. 김 교수는 2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삶을 살다 보면 내 인생을 알아보는 아르고스 같은 존재를 만나거나, 지쳐 쓰러질 때 받아주는 페넬로페 같은 이에게 울컥한다”며 “원작에선 쟁취하고 복수하는 오디세우스가 영화에선 상처 입은 채…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이 재임 시절 대한민국 해군의 ‘대양해군’ 건설 과정과 비화를 담은 회고록 ‘바다로 세계로 대양해군’(사진)을 출간했다. 안 전 총장은 해군사관학교 17기로, 1995년 4월~1997년 4월까지 제20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다. 안 전 총장은 재임 시절 구축함 및 잠수함 전력 건설, 해군 작전 능력 향상, 원양작전 기반 조성 등 한국 해군을 연안 방어 중심에서 대양 작전 능력을 보유한 군으로 전환하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전 총장은 2020년에 회고록 초고를 썼지만, 발간을 망설였다고 한다. “당신이 후배들에게 책을 낼 만큼 모범이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라”는 아내의 조언에 따라 글을 다듬는 작업을 이어왔다는 것. 그러다 “‘대양해군’의 기록을 남겨 후대가…
“제헌국회 당시엔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가 지금처럼 일방적이지 않았어요. 대통령은 국회를 굉장히 존중했고, 의회는 행정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켰지요. 의원들은 정파적으로 판단하기보단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토론과 타협을 통해서 풀어내려 했어요.” 신간 ‘국가의 탄생’(21세기북스·사진)을 최근 출간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국가미래전략원 원장)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헌국회 땐 요즘 국회에서 찾기 어려운 수준 높은 의회정치의 진수가 작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가의 탄생’은 국가 건설의 주체로서 제헌국회의 의미를 조명한 책이다. 제헌국회는 헌법을 제정한 일만 떠올리기 쉽지만, 정부와 국군, 법원조직법을 비롯해 지방자치법, 농지개혁법 등 신생국의 골격을 세운 핵심…
소수 교단을 제외하면 ‘음주’는 한국 개신교 대부분 교단에서 교회법으로 엄하게 금하는 행위다. 신학대나 종교 단체가 세운 회사에선 학생과 직원의 음주를 퇴학·퇴사 사유로 명시한 곳도 많다. 그런데 한 목사가 최근 술 이야기 책을 펴냈다. 10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만난 고상균 목사는 지난달 30일 ‘수도원 맥주 이야기’(한울아카데미)를 출간한 이유에 대해 “기독교는 제의(성찬·빵과 포도주)에 술이 포함된 종교”라며 “금지하는 것보다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지를 얘기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수도원 맥주 이야기’는 고 목사가 유럽 수도원 맥주 역사를 중심으로 당시 교회사와 한국 개신교 이야기를 씨줄 날줄로 엮은 책. 수도원에서 배운 맥주 제조술로 맥줏집을 열어 남편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동화 작가 이금이(64)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 문학가 중 한 명이다. 2024년에 이어 올해 4월에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 최종 후보에 올라 ‘K아동문학’의 저력을 보여 줬다. 2년마다 시상하는 이 상은 세계 최대 아동도서전인 볼로냐 도서전 메인 홀에서 생중계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오랫동안 ‘남의 잔치’로 여겼던 이 발표장을 찾아 가슴을 졸이며 함께 결과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국내 출판인들에겐 벅찬 위상 변화다.》이 작가에겐 이야기꾼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나 ‘꼭 내 마음 같던’ 아이들이 나오는 동화를 탐독했던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이야기”였다. 20대 초반 어린 시절 꿈대로 동화 작가로 등단해 40여 년간 50권이 넘는…
동화작가 이금이(64)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 문학가 중 한 명이다. 2024년에 이어 올해 4월에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 최종 후보에 올라 ‘K아동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2년마다 시상하는 이 상은 세계 최대 아동도서전인 볼로냐도서전 메인 홀에서 생중계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오랫동안 ‘남의 잔치’로 여겼던 이 발표장을 찾아 가슴을 졸이며 함께 결과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국내 출판인들에겐 벅찬 위상 변화다.이 작가에겐 이야기꾼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나 ‘꼭 내 마음 같던’ 아이들이 나오는 동화를 탐독했던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이야기”였다. 20대 초반 어린 시절 꿈대로 동화작가로 등단해 40여년 간 50권이 넘는 작품을 썼다.…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한반도복지통일재단 이사장(84·사진)이 여덟 번째 시집 ‘그대 조금만 천천히’(천우)를 15일 출간했다. 시집에는 주로 자연과 사랑을 다룬 시 71편이 수록됐다. ‘역사의 분수령에서 민족자존과 통일의 새 지평을 연 고 노태우 대통령’이란 제목의 추모시도 담았다. 체육청소년부 장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 이사장은 1995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미선(가명·70) 씨는 1986년 아들을 해외로 입양 보냈다. 이 씨는 가정이 있는 남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했다. 당시엔 친생모 밑으로 호적을 만들 수 없었다. 이 씨는 임신 6개월에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아갔다. “아들이 사회생활은 어렵겠구나. 어떻게 학교는 졸업해도 한국에서 회사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은 못 되겠구나”라는 생각에서였다. 1980년대 중반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동은 한 해 평균 8800명에 이른다. 신간은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낸 친생모들을 15년에 걸쳐 연구한 학술서다. 친생모들의 생애사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해외입양 연구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미국 뉴욕시립대 스태튼아일랜드 칼리지 사회학·인류학 부교수인 저자가 해외입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4년…
● 아주 먼 산책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국장에 오른 저자가 반려견과 16년 6개월을 함께한 시간을 돌아본 에세이다. 2008년 짐바브웨에서 만난 반려견과 프랑스, 독일, 한국을 오가며 돌봄과 책임의 의미를 배운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 내려갔다. 반려견을 향한 사랑이 가난한 이웃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번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한 사람의 세계를 어떻게 넓히는지 보여준다. 최수향 지음·흐름출판·1만9000원● 찌니주의보2022년 출간돼 40만 부 팔린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로 유명한 소설가가 4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평균 나이 78세인 산골에 서울에서 두 여성이 이사 오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토박이와 귀촌인, 한국인과 이주여성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편견과…
토요일 늦은 밤. 아내가 방 안에서 매트리스 커버를 들고 서 있었다. 처음에는 전기장판을 깔려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그제야 보였다. 아내의 바지와 어깨에 묻은 토사물이.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아내가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실려 간 뒤 수술을 받기까지 한 남자의 심리적 고투를 그렸다. 주인공 안시찬은 결혼 20년 차 소설가다. 어느 밤 아내가 이상 증세를 보이자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향한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의 뇌에서 종양이 발견된다. 그는 중환자실과 수술실 앞을 서성인다. 처음 안시찬은 놀라울 정도로 냉철하다. 아내가 중환자실에 있는데도 앞으로의 업무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 이사를 앞두고 은행 대출에는 문제가 없을지 계산한다. 병원 안에서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