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이슈가 주로 주목받지만 유럽에서는 '전력·폐열·용수·생물다양성 복원'을 통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기자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시대의 공존법' 취재를 위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만난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문가는 한국의 메가프로젝트 계획에 큰 흥미를 느끼며, 이같이 말했다. GW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규모와 입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보다 그 지역에서 전력을 안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치를 말할 때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미국의 대표 시인이자 언론인인 윌리엄 브라이언트(William Cullen Bryant)가 했다는 설과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조경가 프레드릭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가 했다는 설이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 말의 첫 주체가 누구이든 간에 이 말은 도시 속 공원의 중요성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거부로 현장조사를 시도하다 포기한 일이 발생했다. 쿠팡이 쿠폰 발행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겨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는지 확인하려던 조사였다. 쿠팡의 거부 논리는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정조사기본법은 현장조사 7일 전 서면 통지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같은 법은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경우 예외도 명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쿠팡이 소송을 제기한
기업 체감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8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직 기준선 100에는 못 미치지만 움츠러들었던 기대가 살아나는 것은 반가운 신호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심리 개선이 실제 투자와 채용을 거쳐 가계의 소득과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계에는 회복의 온기가 충분히 번지지 않고 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
최근 정부는 100조원대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과 지방교육교부금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법인세 초과세수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정부안이 확정된 것이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설립안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등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세계는 신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이 거세게 몰아치는 지금, 실리콘 밸리는 '더 똑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것'에 사활을 걸지 않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눈을 붉히며 다투는 화두는 따로 있다. 바로 'AI라는 거대한 지능을 현장의 혈맥에 어떻게 이식하고 결합할 것인가'이다. 필자는 지난 8월19일 '서울대학교 실리콘 밸리 K- PAI(Private AI) 포럼' 기조 연설자로 실리콘 밸리를 방문했다. 현지에서 만난 기술 리더들은 "AI를
최근 공개된 경찰관 자살 관련 통계는 우리 사회의 치안 최전선이 얼마나 위험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지 보여주는 뼈아픈 경고다. 최근 5년간 경찰관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7.7명으로, 일반 공무원의 2.1배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심약함이나 멘탈 관리 실패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구조적 직업병'이다. 경찰청이 전 주기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에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이 제도가 현장에서 진정한 골든타임을 지키
지난해 말 타계한 원로 배우 김지미의 이름이 다시 회자된 것은 낙서 때문이다. 낙서는 서울 강북의 대로변 전봇대, 건물 벽, 지하철 환풍구와 입간판, 분전함 등에서 수백 개 이상 발견됐고 지금도 발견되고 있다. 낙서의 내용은 일단 애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동양 최고 미인 김지미 별세, 인생무상 극락왕생' 같은 애도문에서 그냥 이름 석 자만 적어놓았거나 '클릭'이라는 뜻 모를 단어까지…. 필자도 지난 2월부터 서울 광장
중국의 로봇기업인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지난 19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공모가의 629%까지 급등한 일은 국제적으로도 화제가 됐다. 중국 안팎의 투자은행(IB)들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도 로봇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대거 투자에 뛰어들면서 다른 나라의 로봇 관련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유니트리를 이끄는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산업의 미래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일 베이징에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직자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후보자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2016년 9월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지 약 10년 만에 특별감찰관이 부활하게 된다. 그동안 여야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집권하고 나면 이 제도를 사실상 방치해 왔다. 남은 과제는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권 변화에 무관
소멸돼 가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은 반갑다. 하지만 지금의 인구감소지역은 청년이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책도 청년이 지방을 떠난 이유를 외면한 채 돌아가라 설득만 하고 있다. 정책의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결말이다. 경북 영덕에서 학교를 다녔고 서울로 유학을 오기로 한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영덕엔 진학을 꿈꿀 대학도, 마땅한 직장도 없다. 최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초유의 '대법관 서면 제청' 사태를 두고 정국이 들끓고 있다. 제청권(사법부)과 임명권(행정부) 간의 줄다리기는 존재해왔으나, 이번처럼 예우와 관행이 생략된 채 서류 한 장으로 인사권이 오가는 파행은 전례가 없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단순한 추천이 아니다. 최고 선출권력인 대통령의 인사권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헌법이 부여한 강력한 견제 장치다. 그렇기에 제청 과정은 늘 긴장감 속에 진행됐고, 양측의
올여름 세 편의 영화가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다. 코로나 이후 전반적인 영화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던 중 '왕과 사는 남자'가 상반기 흥행을 이끌었고, 오랜만에 보는 블록버스터 라이벌전이 펼쳐진 것이다. 그 첫 순서는 우리나라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나홍진 감독의 '호프'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으로 450만명 정도가 관람했고 최종 관객 수는 500만명 안팎이 될 듯하다. 손익분기점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
지난 6월29일 필자는 '역대급 불장의 이면, 중용을 잃어가는 한국 증시' 제하의 아시아경제 기고에서 풍년이 들었다고 농지 개량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고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이것이 우리 증시의 구조적 문제인 '장기투자자금 부족'까지 해결해준 것은 아니라 보았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투기 성향의 상품 문제도 지적하며 '주가누르기방지법'을 비롯한 주가
요즘 대학에서 자주 보이는 풍경이 있다. 학생이 과제를 받고 노트북을 열면, 워드나 인터넷 창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먼저 연다. 무엇을 쓸지 스스로 생각하기 전에 무엇을 써야 할지부터 AI에 묻는다. 백지에서 첫 문장을 만드는 그 짧은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AI 시대에 대학이 마주한 진짜 변화는 학생들이 AI를 쓴다는 사실이 아니라 AI 없이는 시작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벤처투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년간의 혹한기를 딛고 본격적인 성장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하다. 반면 우려는 이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도 확인된 뚜렷한 '쏠림' 때문이다. 투자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자금이 몰린 곳은
요즘 북한이 우리의 '적'인지를 놓고 정부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신 '위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했다. 남북 평화공존을 추진하면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정 장관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정치적 관계 개선을 위해 국방백서에 실리는 용어까지 바꿔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표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북한 핵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바뀔 수도 있음을 짐작게 하는 발언이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바라는 우리로서는 기회와 위기가 겹친 형국이다. 상황 관리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재정적자 확대와 이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중동 불안이 키운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각국 정부와 기업·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기대는 경계할 때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하자 금리는 일단 진정됐다.
며칠 전 다시 찾은 자카르타는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도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가득했고 쇼핑몰도 화려하게 불을 밝혔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모두가 "경제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연료 가격과 공급 문제로 홍역을 치른 탓인지 주유소 앞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선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냉랭하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루피아가 약세를 보였고
백문불여일습(百聞不如一習).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 약 10년간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이 모토를 내세웠었다. 글쓰기는 기술이어서 수강생들이 관련 노하우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좀처럼 체득되지 않으니 실습해봐야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중간중간 직접 써보는 실습을 하도록 했다. 손흥민 선수 비유도 들었다. "손흥민 선수에게서 영상을 곁들인 슛 강의를 백 번 듣는다고 해도, 직접 동작을 따라 해보지 않으면 손
"계란뿐 아니라 삼겹살이며 채소까지 유통구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본지가 이달 초 달걀 가격 급등의 원인을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짚어본 '계란 난맥상' 보도에는 국내 농·축·수산물 유통 전반에 대한 독자들의 불신이 쏟아졌다. 질병이나 기후 등 외부 변수에 더해 주요 유통단계에서 이들 먹거리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모종의 요인이 존재한다는 의혹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서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정보무결성정책과를 신설했다. 지난달 7일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 지 약 한 달 만에 꾸려진 법 집행 전담 조직이다. 앞으로 가짜뉴스 대응 정책부터 대규모 플랫폼 조사·감독과 과태료 부과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조작된 정보가 개인의 삶과 공론장을 무너뜨리는 시대에 허위·가짜 정보에 강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를 반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내놓는 정부 대책이 정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서 부동산세와 관련해 고치겠다는 항목은 총 42개다. 이 가운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을 거치는 게 14개다.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향후 70~80%로 높이는 일, 장기거주 소득공제를 적용받기 위해 실거주 기간을 산출할 때 부득이하게 인정해줄 이전 사유 같은 걸 시행령을 손봐 결정한다. 법에서 직접 규율하지 않는 사안을 하위법인 시행령·규칙에서 정
81년 전 그날, 온 나라가 하나였다. 해방의 물결이 천지를 뒤흔들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를 메웠다. 눈물과 환호가 뒤엉킨 그 감격의 자리에서 누구도 묻지 않았다.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물을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광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음이었다. 81년이 흐른 지금, 이 나라는 갈기갈기 찢겨 있다. 수천 년 한 민족으로 같은 문화와 전통을 이어온 사람들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첨단 문명을 누리고 세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냈다. 사표가 수리되면 이진수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대행 체제'가 법무부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물러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구자현 직무대행마저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사직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